[CRT 인터뷰] 대학로의 연극 흥행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황금손…공연기획자 '이영근'
[CRT 인터뷰] 대학로의 연극 흥행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황금손…공연기획자 '이영근'
  • 배진욱
  • 승인 2020.02.12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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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시켜준다길래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한 일
전단지 배포부터 안 해본 일이 없어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니 '기회'라는 보상이
연극 오백에삼십의 성공비결은 사회공헌활동+차별화된 SNS소통도 역할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 김민지 배진욱 기자]  

혜화역에 있는 대학로에서는 다양하고 개성있는 연극들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이 연극들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퍼져야 할텐데, 대체 누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 

자신을 연극 마케팅, 홍보 업무의 총괄자라고 소개한 대학로발전소(DPS)의 이영근 실장은 대학로에서만 10년을 보낸 베테랑이다. 과거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궂은 일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가 연극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눈에서 빛이 나는 듯 했다.

연극의 제작과 기획을 총괄하신다고 들었는데 본인의 직무가 궁금합니다

저는 공연 제작으로는 개입을 하고 있지 않아요. 기획이나 홍보쪽으로 즉, 마케팅 직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연이라는게 제작하는것에 있어 여러 파트들이 존재합니다. 연출, 제작, 홍보 등등이 있는데 그중 한부분을 총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좀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자면, 공연이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기간이 정해지는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참여를 해서 계획을 잡으면 그때부터 운영관리, 티켓관리, 관객응대, CS까지 맡고 있습니다. 지금은 SNS홍보와 콘텐츠 개발을 단계별로 진행중이고요.

프로필 사진도 회사 현관 앞에서 찍는 홍보정신!
프로필 사진도 회사(대학로발전소) 현관 앞에서 찍는 홍보정신!

 

홍보와 마케팅의 총괄 업무이군요. 그럼 이러한 직무를 시작하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아, 사실 저는 대학에서 연극, 공연과는 전혀 관련없는 전공을 공부했습니다. 심지어 23살에 군대를 전역할 때까지 이런 문화(?)가 있는지 조차 모를정도였죠. 그런데 제 고향인 대구에서 아르바이트를 되게 다양하게 하던중 우연치 않은 기회에 한 극단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어 보여 지원을 해서 붙었고, 당시 제가 영상미디어나 포토샵을 조금 다룰줄 알았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극단에서 공연이 당장 임박했는데, 티켓에 날짜가 잘못 나와 있어서 그것을 수정해야하는데 아무도 할줄 몰라 당황했던 적이 있었죠. 그때 제가 그것을 잠시 손봐서 수정해놓으니 바로 그다음날부터 출근하라고 해서 일하게 되습니다. 극단에 들어가게 되면 사소하고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그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그렇게 올라가서 책임자가 되고 그러는데, 저는 사실 배우를 하게 해준다는 말을 들어서 왔던건데 자꾸 무대 뒷일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기획 일을 담당하게 되고 또 그 일을 잘하니까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극단에서 궂은일을 맡아서 시작하셨다면 지금까지 연극을 기획하면서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그리고 그걸 이영근 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궂은 일부터 시작했지만 아마 대부분 그렇게 시작을 했었을겁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죽여주는 이야기' 팀에서 오래 있었는데 그때 겪은 것이 기억에 남네요. 당시 죽여주는 이야기는 2009년도에 크게 흥행을 못했지만, 마케팅을 통해 1등까지 올라간 적이 있어요. 제일 잘한 업적이라고 생각을 하는 동시에 욕을 가장 많이 들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학로 어디를 가도 우리 포스터를 볼 수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돌아다녔고, 포장마차가 눈에 띄어서 제안을 했었죠. 포장마차에도 연극 광고르 할 수 있게 하자라는 식으로 제안을 드렸는데 사실 저희는 외부인이죠. 외부인이고 갑자기 제안을 해오니 배척하시는 경향이 있었죠. 욕도 먹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접근방식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음을 감지하고 그 방법을 바꿔봤었습니다. 포장마차에 아무이유 없이 들러서 인사만 했었거든요.

 

전설과도 같은 포장마차 마케팅
전설과도 같은 포장마차 마케팅. 안 보이는 곳이 없었다. 

정말 아무 제안도 하지 않고 그냥 정말 친근하게 인사만 드리면서 면식을 쌓아갔더니 그게 한달정도 된 후에 그 지역을 관리하는 지부장님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지부장님이 그 제안을 한번 해보자고 하셔서 그때부터 포장마차의 낡은 시트지도 갈아드리고 홍보도 깔끔하게 했었죠. 반응도 좋아서 그 후부터는 신규포장마차가 들어오면 저희한테 먼저 연락이 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기획과 마케팅은 그 영역을 넓히면서 관리해볼 생각입니다. 요새는 유튜브도 활용할 생각이 있구요. 이번 연극 '오백에삼십'과 '자메이카 헬스클럽'으로 잘 되면서 더욱 열을 올려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 특히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내용을 좀 더 추가해서 변경되는 내용이 있고 배우들도 바뀐다고 하니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봐도 좋을것 같네요. 재미는 저번보다 더 늘었을 것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앞으로도 대학로의 연극들을 여러분 곁으로 알릴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쩌다 한 일을 후회할 필요가 없어요" 

대학로에서만 무려 10년,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영근 실장에게 힘들었던 기억은 벌써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다.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업무를 해왔던 것은 정말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영근이라는 사람은 청춘들이 어쩌다 한 일을 후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본인도 어쩌다 하게 된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많은 일들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다. 그 수많은 일들중 정말 자신과 잘 맞고 잘 할수 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뛰어들고 보라는 것이다. 사실 여러분은 무엇이든 잘 할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러니 두려워 할 필요 없다고 그는 말한다. 

저도 대학로에서 연극의 흥행을 책임지고 있으니, 여러분은 본인들만의 인생흥행을 책임지시면 됩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이영근 공연기획자에게 묻다]

새로운 시도 속 중요한 것은 본질…

연극 '오백에 삼십'의 흥행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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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연극 '오백에 삼십'의 마케팅·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공연기획자 이영근 실장에게 공연의 흥행비결에 대해 물었다. 

오백에 삼십이라는 공연이 흥행을 하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있었다고. 

먼저 '주거 문제'라는 연극을 보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소재에 대해 물었다. '오백에 삼십'이라는 제목이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연출을 맡은 박아정 작가가 서울에 상경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 '오백에 삼십은' 월세 같은 서민의 애환과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녹이고 싶다는 것에서 출발했다"며 자신도 연극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공감했던 부분이 연극 마지막 부분에 외치는 '전셋집을 위하여'라는 대사였다고 말했다.

자신도 서울에 올라오며 힘든 시절이 있었고, 지금 본인도 월세를 내는 타지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공감됐다는 것이다.  누구나 전셋집을 꿈꾸지만, 소위 금수저가 아니면 사실 어려운 것이 요즘 청년들의 현실이다. 연극이 현실 속에서의 힘든 부분을 담고자 했던 부분이 주요했는데, 그러한 주거 문제, 젊은 층의 애환이 충분히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기에, 오백에 삼십은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잘나가는 옥탑방 고양이, 작업의 정석 등등의 연극들은 사실상 로맨스코미디 연극인데 반해 오백에 삼십은 이런 로맨스 요소가 없다는 것도, 주거문제라는 소재가 가지는 장점이었다. 그리고 다소 자극적인 살인사건이라는 요소와 신선한 소재가 흥행에도 도움이 됐다. 

ⓒ 대학로발전소
ⓒ 대학로발전소

연극의 주제가 주거 문제다 보니, 사회공헌 활동에 많이 참여한 것 또한 다른 연극과의 차별화를 이끌 수 있었다.

이영근 실장은 "2019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업을 하게 되었는데, LH의 청년 지원 사업을 대학로를 많이 찾는 대학생들, 20~30대에게 홍보를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돈을 들여서 배우들을 통해 LH 홍보영상도 찍었고, 임대를 많이 하는 사회 취약계층, 저소득층이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티켓을 제공하는 공헌 활동도 했다. 회차별로 판매되는 좌석의 금액을 LH에 기부하기도 했는데, 우리 같은 영리단체에서 기부하는 것은 최초라고 LH에서도 놀라기도 했었다"며 이런 점들이 알려지게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고 이것이 흥행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흥행요인으로는 관객들과의 소통이 있었다.

그의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보면, 연극을 보고 관객들이 가장 많이 반응하는 부분이 티켓을 찍어서 SNS에 올리거나, 공연 끝나고 가지는 포토타임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진부한 사진으로는 다른 공연과의 차별점을 가지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우리만의 포인트를 잡고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오백에 삼십을 검색하면, 배우들이 별 모양을 만든 포즈를 찍은 사진이 많이 뜬다"면서 "이렇게 이미지화를 시킴으로써 누가 봐도 오백에 삼십을 봤구나, 싶은 포인트를 잡는데 성공했다"

오백에 삼십이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이벤트가 바로 떡볶이 이벤트다. 떡볶이 이벤트는 사실 오프닝 때 관객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극 중 인물인 허덕이 떡볶이 장사를 하는 것에서 따와 시작한 것인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른 공연도 바람잡이 등 오프닝 때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가지지만, 사실 관객들과의 분위기를 위해 가장 좋은 것 중 하나가 선물이다. 간단한 떡볶이와 이벤트, 선물을 통한 참여로 관객들이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더 웃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이렇게 음식을 나눠주는 것이 다른 연극에서는 거의 하지 않는,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에 더욱 의의가 있다다고. 

떡볶이는 배우들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공연 팀별로 직접 만들기 때문에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한 경쟁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램에서 '떡볶이 맛집'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으며 '오백에 삼십'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마케팅적인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영근 실장은 이런 외부적인 점도 물론 작용하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알맹이라고 강조했다.

공연 내용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다른 시도들과 잘 맞물리면서 더욱 큰 흥행을 이루어냈다는 것이다. 재미와 공감, 소통 어느 것 하나 모자라지 않은 공연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영근 실장과 대학로발전소가 달성한 영광의 기록 예매율 '1위'
이영근 실장과 대학로발전소가 달성한 영광의 기록 예매율 '1위'

 

이 실장은 "그동안 공연계에서 부족했던 점이 영상 컨텐츠였기 때문에, 이런 측면을 도전해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홍보에 이미지를 많이 이용했지만, 요즘에는 역시 영상 컨텐츠가 주요한 매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영상, 유튜브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배우들의 뒷이야기, 메이킹 영상 등은 물론이고 고객 응대 과정에서 연극만의 에티켓을 이해 못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부분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싶다. 또는 공연 기획사의 일상 같은 컨텐츠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고 새로운 시도를 통한 연극계의 변화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연극 '오백에 삼십'이 다양하고 신선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도약했던 것처럼 다른 연극들 또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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