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상의 한복남] 전통문화, 이제 우리의 일상으로
[박세상의 한복남] 전통문화, 이제 우리의 일상으로
  • 박세상
  • 승인 2020.09.08 1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한복을 입혀주는 남자, 한복남의 대표 박세상입니다. 

저희 회사는 2012년,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회사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테마, 정체성이 전통문화인데요. 먹고 자고 입는 것들에서 전통문화가 일상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복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한복입는 문화를 기획하고 한복을 대여하는 아이디어까지 직접 만들었습니다. 

 

최근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회사가... 난리가 났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관광업 자체가 폭삭 주저앉았다고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2월부터 약 7개월 동안 저희는 다양한 서비스의 변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관광업 자체가 이 기회에 많이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가 여행 상품이 판쳤던 관광 업계가 질적으로 많이 성숙해질 것이라고 보이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많은 실험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대비해서 저희 회사는 굉장히 다양한 채널에서 수익이 나올 수 있도록 구성을 했었는데요.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 B2C, B2B, B2G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이 B2C 분야예요. 

다만 그 부분에서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요. 사실 지금은 모두가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시기입니다. 그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욕구들이 억눌러져 있는 상태인데요. 저희는 그 억눌러진 욕구를 어떻게 표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다시 지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 한복남이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본질은 사실 한복이라는 전통 의상이 아니라 한옥마을이라는 관광지를 새로운 문화로 기획하는 도시기획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전주 한옥마을에 새로운 관광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이 한때 이슈화가 됐지만, 최근 3~4년 사이에 큰 침체가 일어났거든요. 그 가장 큰 원인은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점점 짧아졌다는 것이 한옥마을의 침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었어요. 보통 관광지에 놀러 오면 1박 2일, 2박 3일 정도를 머물러야 하는데, 한옥마을은 점점 더 단기여행으로 소비하고 떠나는 추세가 됐죠.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을 전주 한옥마을에 '머물게' 할 것이냐, 즉 장기 체류가 가능하게 만들 것이냐의 부분입니다. 기존에 단순 체험에 불과했었던 관광의 형태를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체류 관광 형태로 바꿔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전주 한옥마을의 여러 숙박업소, 식당, 카페, 이런 공간들을 하나하나 조사하고, 발굴한 다음 그걸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내는 작업입니다. 최근 흔히 들어볼 수 있는 '커뮤니티 호텔'과 비슷한 개념인데요. 저희는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여러 자원들을 다시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전주에 한 달 정도를 살 수 있는 형태로 바꿔내는 거죠.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기는데요. 일단 첫 번째는, 현재 비어 있는 한옥마을의 숙박 시설들을 장기 체류 관광객들을 통해서 채울 수 있다는 거죠. 두 번째로는, 한옥마을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인데요. 이전에 한옥마을이 가장 비판을 받았던 지점도 이 부분입니다. 전통문화를 체험하라고 있는 공간이긴 하지만, 막상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전통문화를 체험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거죠. 

그런데 사실, 반나절 여행, 1박 2일 여행 정도로는 전주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이 거의 없는 게 당연해요. 한복 입고 사진 찍는 정도가 다인 거죠. 하지만 만약 전주에서 한 달을 살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는 거죠. 한 달 동안 동양화를 배워볼 수도 있는 거고, 판소리 한 구절을 배워볼 수도 있는 거죠.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고즈넉한 공간에서 매일 아침 명상을 해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 더 깊이 있는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갈 수 있는 거죠. 단순히 체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이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문화를 만들어내 보려고 합니다. 

"결코 좋은 위기를 놓치지 말라" 

개인적으로 코로나라는 상황이 이 업계에 굉장히 큰 위기이기도 하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은 이 위기를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좋은 위기를 놓치지 말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저희 한복남의 작년 고객이 약 40만 명이었는데, 올해는 작년의 10%도 안되는 고객이 이용할 거라고 예상됩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이 기회를 통해서 시대가 원하는 서비스,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이용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과정이 저희 회사에는 또다른 성장동력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코너를 통해서 독자와 많이 소통하고, 저도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