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인물사전] 유튜버 '테레비평', 더 나은 방송을 위한 예능 저격수
[크리에이터 인물사전] 유튜버 '테레비평', 더 나은 방송을 위한 예능 저격수
  • 장지현
  • 승인 2020.11.04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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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 장지현 기자] 흔히 '지성인'이라 불리는 이들의 취미생활은 무엇일까? 고상하게 클래식을 듣고 오페라를 즐기면서도 텔레비전과 예능 프로그램 등은 무조건 멀리하는 자세를 취하는 일. 이런 게 지성인의 취미생활일까? 이런 선입견에 당당히 'No'를 외치는 이가 있다. 바로 정석희 칼럼니스트다.

정석희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테레비평>을 통해 TV 비평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유 퀴즈 온 더 블럭>,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장르를 불문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샅샅이 파헤치는 <테레비평>은 솔직 담백한 입담으로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44,5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영상은 무려 11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테레비평> 채널을 운영하는 정석희 TV 칼럼니스트는 전업주부 출신의 대중문화 평론가다. 구독자들에게 '서키쌤'으로 불리는 그는 올해로 62세가 되었다.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그가 '꼰대' 같아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의 정서가 10대, 20대 구독자들을 포함한 일반 대중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TV를 보며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비평을 한다는 이야기다.

'비평'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정석희 칼럼니스트의 <테레비평>은 대중을 계몽하는 듯한 논조로 지적 우위를 점하려 하는 여느 '선생님'들의 비평과는 다르다. 28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오며 TV를 너무 사랑했던 그는 이제 자신만의 색깔로 '방송국 놈들'을 시원하게 까버린다. 이유는 모르지만 불편했던 그 장면, '저건 좀 아닌데…' 싶었던 그 장면! 그 장면들이 왜 불편했는지, 왜 잘못이었는지를 예리한 메스날처럼 낱낱이 해부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우아하고 예의 바르게 말이다. 그걸 보며 공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이른바 매운맛 예능에 지친 이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닐까.


그러나 '비평'이라고 해서 매일 비판만 일삼지는 않는다.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방송 제작진에게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것이 이 채널의 진정한 매력이다. 다만 많은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또 칭찬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문제를 지적당한 프로그램의 팬들로부터 심심찮게 항의를 받기도 한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지', '나는 재밌는데 이상하게 느끼는 건 당신뿐'이라는 일각의 공격에 그는 '방송의 공영성'을 들어 스스로를 변호한다. 오롯이 광고만으로 운영되는 케이블 채널이라면 몰라도 공영성을 가지는 지상파 채널, 특히 전 국민에게서 수신료를 받는 KBS만큼은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단순히 시청률과 자극성 경쟁에 쉽사리 휘말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 혹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면 몰라도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 있느냐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사∙교양 프로그램보다 시청자의 정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예능 프로그램과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접할 때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시청자들의 마음은 예능과 코미디를 보며 웃음을 터뜨릴 때 활짝 열린다. 웃음과 함께 전달되는 정서는 그래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쉽게 침투된다. "교양, 시사, 보도 프로그램보다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욱 지대하다"는 정석희 칼럼니스트의 말도 바로 그런 점을 언급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채널이 지루하고 고매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키쌤'의 조곤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제시하는 '상식'과 지켜야 할 '선'이 오히려 여느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큰 사이다처럼 느껴지는 것은 필자 한 명만의 감상에 불과한 것일까? '웃기면 그만'이라는 구호가 최고가 되어버린 방송계에서 건강한 방송 문화를 외치는 그의 말은 너무나 상식적이기에 더욱 신선하다.

더 나은 방송 문화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비평하는 정석희 칼럼니스트의 영상은 유튜브 채널 <테레비평>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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