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T의 서재] 좋은 실패는 자산이 된다,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CRT의 서재] 좋은 실패는 자산이 된다,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 장지현
  • 승인 2020.11.1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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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경영인 양민호의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 장지현 기자] 세상의 모든 직업은 결국 4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아무개 작가가 말했던가. 임금노동자와 비임금노동자, 그리고 사업가와 투자자가 바로 그것이다. 임금과 비임금으로 분류되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얻는다. 사업가와 투자자로 양분되는 자본가는 생산수단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다.

이 중 자신의 시간과 노력, 즉 노동을 들이지 않고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그럼으로써 마침내 경제적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은? 예상 가능하다시피 답은 소수의 자본가들이다. 비록 대다수 사람들이 그 반대편에 속할지라도, 현실은 잔인한 법이다. 

많은 창업가들은 이처럼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신념에 따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또는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저마다의 이유로 창업이라는 험난한 길로 뛰어든다. 또 국가적으로도 '스타트업 육성',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의 명분으로 젊은이들의 창업을 적극 독려하기도 한다. 인력은 넘쳐나는데 일자리는 부족한, 역대 최악의 취업난도 여기에 한 몫 했을 테다.

그러나 창업이 권장되고 선(善)으로 여겨지는 시류에 반박하며 저자는 먼저 뼈아픈 사실을 지적한다. 바로 '대부분의 창업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매우 크다'는 것. 그러니 가급적이면, 창업하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일단 그 강물에 뛰어들었다면, 이 책에 나오는 '14가지 성공 방정식'을 꼭 읽어보라. 창업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이 책은 역설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책은 1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장에서 저자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혹은 이미 창업해버린 독자에게 '위험을 감수할 자신이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흔히 창업이라고 하면 지역에서 카페나 음식점 등을 차린 자영업자를 떠올리곤 한다. 혹은 1인 사업자로 분류되는 프리랜서들도 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와 구별되는 기업가의 특징은 바로 '위험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주식투자와 사업의 위험성을 비교한다.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주식투자보다도 더 위험한 것이 바로 사업이다. 사실 둘은 본질 상 비슷한 점이 많은데, 큰 차이가 있다면 '회사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어 3장과 '일단 부딪혀 보라'는 창업가들의 조언이 평범한 우리에게 위험한 이유 그리고 꼼꼼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4장은 창업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하여, 불공정하다고 불평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문제에 부딪히는 편이 낫다는 묵직한 한 방을 날리며 유니콘 기업 '토스'의 위기 극복 사례를 생생하게 제시해 준다. 

5장부터는 실제로 창업을 할 때 필요한 조언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창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경험이 풍부한 영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경쟁자보다 중요한 자원들을 미리 확보해두고 시작하는 것이다. 6장에서는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창업자들의 오해를 불식하고, 기업 가치 평가에 집착하기보다 비즈니스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이어서 7장에서는 사업을 구상할 때 중요한 세 가지 원칙(▲ 현금 흐름의 중요성 ▲ 마니아층을 확보하라 ▲ 최소한의 안전망은 필요하다)을 나열한다. 처음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현금흐름을 붙잡을 기회는 바로 인간의 1차 욕구를 반영한 시장에 있으며, 새로운 것을 발명하기보다는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후 8장부터는 공동창업의 장점, 능동적인 태도의 중요성, 위기에는 정공법으로 대처하라는 것, 고정비와 인건비를 줄이는 법, CEO로서 직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투자를 유치하는 법 등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알차게 담고 있다. 

이 책은 '스타트업 성공 비법'을 표방하고 있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정말로 주고 싶은 메시지는 그 이면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처음 창업한 스타트업이 엑시트(exit)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쓰나 쓴 실패를 맛볼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러나 실패는 그 다음 번의 창업에서 강력한 자산이 된다. 그래서 저자는 '실패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공 방정식이 아니라 '좋은 실패의 방정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이다. 사업의 실패는 창업가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트라우마를 선사하곤 한다. 하지만 명심하자. 사업의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며, 인생에서 한 때의 시행착오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창업가 뿐만 아니라 실패를 경험한,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격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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