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은 아나운서의 술 in문학] 무기여 잘 있거라 × 위스키 소다
[유지은 아나운서의 술 in문학] 무기여 잘 있거라 × 위스키 소다
  • 유지은
  • 승인 2020.12.2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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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 유지은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유지은 아나운서입니다.

오늘의 술 in문학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입니다. 이 책은 1929년 발표한 작품으로 전쟁에 참전했던 작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전선에 참전한 미국인 프레더릭 헨리는 영국 출신의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전쟁의 참혹함 속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습니다.

헤밍웨이는 술을 사랑하기로도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도 술을 무척이나 사랑합니다.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도 다양한 술들이 작품 곳곳에 등장합니다.

이탈리아에서 1786년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베르무트, 안티카 포뮬라
이탈리아에서 1786년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베르무트, 안티카 포뮬라

먼저 소설 속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술은 헨리가 부상을 당해 병실에 누워있으면서도 몰래 숨겨두고 마실 만큼 좋아했던 베르무트(vermouth)입니다. 베르무트는 와인에 브랜디나 당분을 섞고 향료나 약초를 넣어 향미를 낸 리큐르로 요즘은 칵테일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원은 향쑥의 독일명인 베르무트(Vermut)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본래는 이탈리아의 식전주로 만들어진 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르무트 한잔할래요?”
그녀는 옷장에서 병을 꺼내 잔을 하나만 가지고 왔다.

“간호사님은 잔에 마셔요. 난 병으로 마실 테니.”

“중위님의 건강을 위해서, 건배!”

<무기여 잘 있어라>민음사 p176

에그노그.

그리고 간호사가 가져다 준 또 다른 술 에그노그(eggnog)는 우유와 달걀, 설탕, 넛맥 등에 브랜디와 럼 또는 셰리를 섞어 만든 칵테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많이 마시는 칵테일 중 하나입니다. 책에서는 셰리를 넣은 에그노그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셰리는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스페인 와인의 한 종류입니다.

게이지가 유리잔에 에그노그를 담아 가지고 내려왔다. 그녀가 방에 들어올 때 나는 술병을 침대 반대쪽에 내려놓았다.

“미스 밴캠픈이 이 속에 셰리를 타서 줬어요.”
<무기여 잘 있어라>민음사 p146

앞서 이야기했던 술 이외에도 와인에서부터 그라파, 브랜디, 셰리, 퀴멜주 그리고 칵테일 마티니까지 많은 술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헤밍웨이의 위스키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헨리와 바클리가 국경을 넘어 스위스에서 잠깐의 행복을 만끽하던 순간 등장하는 술, 위스키소다(Whisky & Soda)입니다.

“소다수를 위스키 잔 얼음 위에 천천히 따랐다. 다음에는 위스키 잔 속에 얼음을 넣지 말라고 해야지. 얼음을 따로 갖고 오라고 해야겠어. 그래야 위스키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고, 또 소다수를 부어도 갑자기 술맛이 싱거워지지 않거든. 위스키를 한 병 사다 놓고 얼음과 소다만 갖다 달라고 해야겠어. 그게 현명한 방법이지. 좋은 위스키는 참으로 즐거운 거야.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지."

“뭘 그렇게 생각해요, 자기?”

“위스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

“위스키에 관해서 뭘?”

“위스키가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

<무기여 잘 있어라>민음사 p470

버번위스키인 메이커스마크를 넣어 만든 위스키소다.

위스키소다는 얼음을 넣은 잔에 위스키와 소다수를 넣은 칵테일을 말합니다. 비교적 제조방법이 어렵지 않아 집에서 홈칵테일로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데요. 집에 보관 중인 위스키가 있다면 얼음과 소다, 여기에 레몬이나 라임 슬라이스 한 조각이면 누구나 쉽게 칵테일 한 잔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대표적인 전쟁 문학으로서 전쟁의 부조리와 죽음이라는 본질적 허무 속에 꽃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많은 죽음들이 주인공을 스쳐가고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마저 지켜보게 됩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초라하고 허무한지를, 그리고 어떤 죽음은 아무런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것임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허무한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 속에서도 위스키가 주는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듯, 우리 역시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 결말 때문에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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